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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사일의 계사일주, 생각 하나가 그날의 날씨를 정합니다

🌿 낭만이 있는 수요일


9월 16일 · 계사(癸巳日)일


「 일상의 가운데,

간지에 담긴 하루의 기운을

시와 문장, 생각의 언어로 바라보는 수요일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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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계사(癸巳)일입니다.


하늘엔 계수, 땅엔 사화의 만남입니다.


맑고 깨끗한 물줄기가 뜨거운 볕을 만나

안개로 피어오르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 계수는 이슬이나 빗물 같은 맑고 깨끗한 물입니다.


10천간의 마지막 이기도 한 계수는

모두가 공유하는 바다 같은 임수와 달리 내가 활용하는 작은 물이기도 합니다.


작은 물은 한꺼번에 밀고 가지는 못하지만,

대신 틈으로 스며들 수 있어,

단단해 보이는 것도 오래 스미면 결국 젖습니다.


그래서 계수를 타고난 분들은 대체로 세심합니다.

큰 줄기보다 결을 먼저 보고,

남들이 지나친 곳에서 뭔가를 발견하기도 합니다.


말이 많지 않을 뿐, 생각은 쉬지 않습니다.

밖으로 나오는 양보다 안에서 도는 양이 훨씬 많은 쪽인거죠.


■ 사화(巳火), 한여름의 볕


사화는 한여름의 뜨거운 불입니다.


작은 물이 그 볕 아래 놓였으니, 언뜻 보면 말라버릴 것 같지만 그렇지는 않습니다.

사화 안에 숨겨져 있는 기운(지장간)을 들여다보면

무토와 경금과 병화가 들어 있습니다.


여기 경금이 계수를 생해줍니다.

겉으로는 말라버릴 것 같은데 발밑에서 계속 물을 대주고 있는 셈입니다.


그래서 계사일의 기운은 생각이 많아지는 날이기도 합니다.

볕이 뜨거우면 물이 끓듯, 머릿속이 쉬지 않고 도는 것과 같습니다.


하지만 헛도는 생각은 아닙니다.

뜨거워서 도는 게 아니라, 받쳐주는 힘이 있어서 도는 거니까요.



■ 계수에게 사화는 재성입니다. 갖고 싶은게 눈에 들어옵니다.


사주에서는

내가 가지려는 것을 재성이라고 합니다.

돈이나 성과처럼 손에 쥐고 싶은 것들이죠.


계수에게는 사화가 그 자리입니다.

오늘 발밑에 재성이 통째로 놓인 셈이에요.


그래서 계수의 입장에서는 뭔가 벌이고 싶어지는 날이기도 합니다.

미뤄뒀던 일이 떠오르고, 눈에 들어오는 게 늘어납니다.


다만 작은 물이 큰불을 마주한 구조이니

갖고 싶은 마음은 큰데 혼자 감당하기엔 벅찰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화 안에 함께 들어 있는 두 글자가 중요해집니다.


경금은 계수에게 물을 대주는 기운으로,

알아보고 따져보게 만드는 힘이라 먼저 살피게 해주는 의미있는 기운입니다.


무토는 선을 긋게 해줍니다.

욕심이 앞서지 않도록 순서와 차례를 잡아주는 거죠.


먼저 알아보고, 순서를 정하고, 그다음에 손을 뻗는 것.

그렇게 흘러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오늘 함께 보는 문장


마음은 곧 하늘입니다.


기쁜 생각 하나는 상서로운 별과 구름이 되고,

성난 생각 하나는 우레와 소나기가 되며,

자애로운 생각 하나는 부드러운 바람과 단비가 되고,

매서운 생각 하나는 뜨거운 볕과 가을 서리가 됩니다.


心體便是天體

一念之喜,景星慶雲

一念之怒,震雷暴雨

一念之慈,和風甘露;


심체변시천체


일념지희 경성경운

일념지노 진뢰폭우

일념지자 화풍감로

일념지엄 열일추상


— 채근담 전집 17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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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마음가짐을 경계한 문장입니다.

마음이 곧 하늘이니 생각 하나가 날씨를 만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이 문장의 마지막 대목이

오늘의 간지를 생각하게 해줍니다.


매서운 생각 하나는

뜨거운 볕이 된다고 했는데,

열일(烈日)에서 사화가 떠오릅니다.


자애로운 생각은

부드러운 바람과 단비라고 했는데,

감로(甘露)에서는 계수가 보이네요.


원문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갑니다.


何者所感,只要隨起隨滅,廓然無礙,便與太虛同體

하자소감 지요수기수멸 확연무애 변여태허동체


원문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갑니다.

생각은 일어나는 대로 지나가게 두면, 마음이 트여 걸림이 없어진다고 합니다.


생각을 없애라는 말이 아니라, 붙들지 말라는 말로 읽히는 문장입니다.


■ 생각을 어디에 둘 것인가


계수 일간에게는 궁리하고 살피기 좋은 날입니다.

계수의 세심함이 사화의 열을 만나 평소보다 빠르게 돌아가니까요.


다만 볕이 뜨거우면 물은 금방 증발해버립니다.


머릿속에서만 돌면

아무것도 남지 않을 수 있죠.

떠오른 것 중에 정말 붙잡을 만한 것 하나면 충분할 수 있습니다.


기쁜 생각으로 하루를 여느냐,

성난 생각으로 여느냐에 따라 같은 날도 전혀 다르게 흘러갈 수 있습니다.


오늘 하루도 좋은 기운으로 보내시길 바랍니다.


— 낭만 에세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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