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臣)은 난야(蘭野)에서 나와 어려서부터 참된 풍모를 사모하였으나, 저자에 들어가도 호리병을 거는 묘함이 없고, 거리를 노닐어도 지팡이를 변화시키는 신통함이 없다. 일기(一氣)를 쉬게 하여 정신을 모으고, 오행을 소산(消散)하여 도에 통한다.〔주〕 신(臣)이란 태자가 군부(君父) 앞에서 스스로 일컫는 말이다. 내정(內庭)에서 태어났으므로 지란(芝蘭)의 들[野]이라는 칭호가 있다. 참된 풍모란 어려서부터 오행의 참된 이치를 즐긴 것이다. 옛날 현호(懸壺) 선생이 저자에서 점을 팔았는데, 나라 임금이 듣고 그를 불렀으나 선생이 명을 거절하고 가지 않자 임금이 그를 잡아 오게 하였는데, 선생이 미리 알고 지팡이를 용으로 변화시켜 타고 떠났다. 일기를 쉬게 한다는 것은 천원(天元)이다. 오행이란 금·목·수·화·토이다. 응(凝)은 모음이고, 소(消)는 흩음이다. 통도(通道)란 부합함이다. 음양이 치우치지 않고 위아래가 부합하면 조화를 알 수 있어 귀천·길흉·수요(壽夭)가 정해진다. 그런데도 오히려 스스로 겸손하여 지팡이를 변화시켜 용을 타는 일은 없다고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