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여재(呂才)가 오랑캐를 멸하려 한 설에서 나온 것으로, 다만 남녀의 생년으로 함부로 수를 세워 배합하여 서로 이루게 하고 합혼(合婚)이라 이름하였다. 망령되이 천의(天醫)·복덕(福德)을 상혼(上婚)으로, 유혼(遊魂)·귀혼(歸魂)을 중혼(中婚)으로, 오귀(五鬼)·절명(絕命)을 하혼(下婚)으로 세웠다. 그 그릇됨이 심하다. 어찌 다만 남녀 두 사람의 연명(年命)만으로 월과 일시를 버리고 사람의 혼인 배필을 논할 수 있겠는가? 만약 이치가 있다면 천하에 혼인을 의논하는 이들이 모두 상·중 두 혼을 골라 배합하고 하혼을 골라 버릴 것이니, 그 책은 쉬워서 어렵지 않을 것이며, 마땅히 천하에 [하늘이 먼저 정한] 부인이 배우자를 잃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어찌 후세에 또 과부가 되는 근심을 가진 이가 있는가? 분수는 비록 전생에 정해진 데서 나오나 또한 혼인을 의논하는 이의 [불]명(明)에서도 말미암는다. 그러나 혼인을 의논하는 예는 인도(人道)의 실마리이니 신중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이치는 마땅히 어떠해야 하는가? 다만 남자의 명을 보아 비견(比肩)·겁재(劫財)를 무겁게 띤 자는 반드시 상관·식신을 무겁게 띤 여자의 명을 골라 배합해야 한다. 만약 여자의 명이 상관·식신을 무겁게 띠었으면 반드시 비견·겁재를 무겁게 띤 남자의 명을 골라 배합해야 한다. 이것이 합혼의 바른 이치이다. 어찌 여재의 상·중·하 삼혼이라는 뿌리 없는 설과 근거 없는 이치로 사람의 혼인 배필을 의논할 수 있겠는가! 여재의 설이 그릇되어 믿을 것이 못 됨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