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릇 형(刑)이란 죽이고 벌하는 것으로 이름을 삼은 것이니, 본래 불의(不義)한 것을 형벌하는 것이지 일부러 서로 형하는 것이 아니다. 오행은 각기 한 방위에 있으며 추위와 더위가 옮겨가 때에 응하여 움직이되 그 절도를 잃지 않으니, 각기 서로 범하지 않고 각기 홀로 형을 받을 까닭이 없다. 다만 모름지기 이를 쓰되 엄하지 않고도 다스려져야 하며, 버려두고 쓰지 않아서는 안 되므로 모두 도리어 서로 형한다. 예컨대 금으로 금을 다스리면 그릇을 이루고, 사람으로 사람을 다스리면 나라의 정치를 이룬다. 『여씨춘추(呂氏春秋)』에서 이르기를, "형벌은 나라에서 그만둘 수 없고, 매질과 꾸짖음은 집안에서 폐할 수 없다."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오형(五刑)에 속하는 것이 삼천 가지인데 오행에 근본하지 않은 것이 없다. 『주서(周書)』에서 이르기를, "오행의 상극(相剋)으로 인하여 오형을 만들었다."라고 하였으니, 묵(墨)·의(劓)·비(剕)·궁(宮)·대벽(大辟)이 이것이다. 화는 금의 색을 변하게 할 수 있으므로 묵형으로 그 살갗을 변하게 한다. 금은 목을 극할 수 있으므로 비형으로 그 뼈마디를 제거한다. 목은 토를 극할 수 있으므로 의형으로 그 코를 제거한다. 토는 수를 막을 수 있으므로 궁형으로 그 음탕함을 끊는다. 수는 화를 끌 수 있으므로 대벽으로 그 생명을 끊는다. 한(漢) 문제(文帝)에 이르러 육형(肉刑)을 없애고 채찍과 매질로 대신하였다. 그 뒤 효수(梟首)·참수(斬首)·유배(流配)·교수(絞首)의 부류도 모두 그 다섯이라는 수를 넘지 않았다. 『상서(尚書)』에서 이르기를, "유배로써 오형을 너그럽게 한다."라고 하였고, 또 오류(五流)는 서로 떨어짐이 각각 오백 리이다. 채찍과 매질의 수는 열에서 시작하여 쌓여서 백에 이르니, 또한 십간(十干)의 수에 의거한 것이다. 『상서형덕고(尚書刑德攷)』에서 이르기를, "대벽은 하늘의 형벌을 본뜬 것이다. 벌금으로 속죄하는 수가 삼천인 것은 천·지·인에 응한다."라고 하였다. 일진(日辰)과 지간(支干)의 형도 세 종류가 있으니, 그러므로 천·지·인의 형은 그 헤아림이 하나이다. 세 종류란, 첫째 지(支)가 스스로 서로 형하는 것, 둘째 지의 형이 간(干)에 있는 것, 셋째 간의 형이 지에 있는 것이다. 지가 스스로 서로 형한다는 것은, 자(子)의 형은 묘(卯)에 있고, 묘의 형은 자에 있으며, 축(丑)의 형은 술(戌)에 있고, 술의 형은 미(未)에 있으며, 미의 형은 축에 있고, 인(寅)의 형은 사(巳)에 있으며, 사의 형은 신(申)에 있고, 신의 형은 인에 있으며, 진(辰)·오(午)·유(酉)·해(亥)는 각기 자형(自刑)이다. 『한서(漢書)』 익봉(翼奉)의 주사(奏事)에서 이르기를, "나무는 잎이 떨어져 뿌리로 돌아가므로 해·묘·미는 목의 자리로서 형이 북방에 있으니, 해는 자형하고, 묘의 형은 자에 있으며, 미의 형은 축에 있다. 물은 흘러 끝으로 향하므로 신·자·진은 수의 자리로서 형이 동방에 있으니, 신의 형은 인에 있고, 자의 형은 묘에 있으며, 진은 자형한다. 금은 단단하고 화는 강하여 각기 그 고향으로 돌아가므로 사·유·축은 금의 자리로서 형이 서방에 있으니, 사의 형은 신에 있고, 유는 자형하며, 축의 형은 술에 있다. 인·오·술은 화의 자리로서 형이 남방에 있으니, 인의 형은 사에 있고, 오는 자형하며, 술의 형은 미에 있다."라고 하였다. 간이 지를 형한다는 것은, 인의 형은 경(庚)에 있고, 묘의 형은 신(辛)에 있으며, 진의 형은 갑(甲)에 있고, 사의 형은 계(癸)에 있으며, 오의 형은 임(壬)에 있고, 미의 형은 을(乙)에 있으며, 신(申)의 형은 병(丙)에 있고, 유의 형은 정(丁)에 있으며, 술의 형은 갑에 있고, 해의 형은 기(己)에 있으며, 자의 형은 무(戊)에 있고, 축의 형은 을에 있다. 지가 간을 형한다는 것은, 갑의 형은 신(申)에 있고, 을의 형은 유에 있으며, 병의 형은 자에 있고, 정의 형은 해에 있으며, 무의 형은 인에 있고, 기의 형은 묘에 있으며, 경의 형은 오에 있고, 신(辛)의 형은 사에 있으며, 임의 형은 진·무(辰戊)에 있고, 계의 형은 축·미에 있다. 이는 모두 이기는 바[극하는 것]로써 형을 삼은 것이다.
무릇 복서(卜筮)에 쓰이는 바에서 형을 만나면 좋지 않다. 그러나 구하는 일은 형이 아니면 얻지 못한다. 『사소귀경(史蘇龜經)』에서 이르기를, "이루어져야 할 것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조짐이 서로 형하는지를 본다."라고 하였다. 또 묻기를, "육합(六合)은 길한데 사(巳)와 신(申)이 서로 극하는 것은 어째서인가?"라고 하니, 답하기를, "금이 수를 띠고 화 가운데에서 생하니, 화는 금의 귀(鬼)이고 수는 화의 귀이다. 금이 수와 함께 화 가운데에서 생하면 이는 귀가 모자(母子)의 몸이 되는 것이다. 신은 금의 자리인데 겸하여 다시 수를 품고 있고, 사는 화의 자리인데 다시 생하는 금이 있어 도리어 서로 원수가 되므로 형으로 삼는다."라고 하였다. 그러나 형에는 위아래가 있으니, 인의 형이 사에 있는 경우 사는 형상(刑上)이 되고 인은 형하(刑下)가 되며, 나머지 예도 모두 그러하다. 그러므로 병서(兵書)에서 이르기를, "형상에서 바람이 불어오면 앉은 자는 급히 일어나고 가는 자는 급히 멈춘다."라고 하였으니, 곧 이를 이른 것이다. 삼형(三刑)이라 하는 것은, 예컨대 인의 형이 사에 있고 사의 형이 신에 있는데, 인일(寅日) 신시(申時)에 사 위에서 바람이 일어나거나 혹은 사 위에 요괴가 보이면 이를 삼형이라 한다. 다른 것도 이를 본받는다. 따로 기(氣)를 따라 형이 되어 덕(德)과 서로 대응하는 것이 있는데, 이미 앞에서 풀이하였으므로 거듭 풀이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