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득한 옛날 이래로 논하는 오제(五帝)는 무릇 세 종류가 있다. 『하도(河圖)』에서 이르기를 '동방 청제(青帝)는 영위앙(靈威仰)이니 목제(木帝)이다. 남방 적제(赤帝)는 적표노(赤熛怒)이니 화제(火帝)이다. 중앙 황제(黃帝)는 함추뉴(含樞紐)이니 토제(土帝)이다. 서방 백제(白帝)는 백초거(白招拒)이니 금제(金帝)이다. 북방 흑제(黑帝)는 협광기(叶光紀)이니 수제(水帝)이다'라고 하였다. 도화양이 이르기를 '황백(皇伯)·황중(皇仲)·황숙(皇叔)·황계(皇季)·황소(皇少) 형제 다섯 사람이 있으니, 곧 영위앙 등이다'라고 하였다. 이 오제는 모두 천상의 신으로서 내려와 세상을 다스리고 귀신을 통괄하여 다스리며, 차례로 서로 이어 태미궁(太微宮)을 다스리니, 그 정기가 오제좌(五帝座)가 된다. 오성(五星)이 왕(王)을 따라 기운을 받으니, 곧 명당에서 제사하는 대상이다. 그러므로 이르기를 '문왕(文王)을 명당에서 종사(宗祀)하여 상제에 배향한다'고 하였다. 『예기』에서 이르기를 '봄의 달에는 그 제(帝)가 태호(大皥)이고, 여름의 달에는 그 제가 염제(炎帝)이며, 중앙 토에는 그 제가 황제이고, 가을의 달에는 그 제가 소호(少皥)이며, 겨울의 달에는 그 제가 전욱(顓頊)이다'라고 하였다. 동방의 태호는 포희씨(庖羲氏)로서 봄을 주관하니 창정(蒼精)의 임금이다. 남방의 염제는 신농씨(神農氏)로서 여름을 주관하니 적정(赤精)의 임금이다. 중앙의 황제는 헌원씨(軒轅氏)로서 사계를 주관하니 황정(黃精)의 임금이다. 서방의 백제는 금천씨(金天氏)로서 가을을 주관하니 백정(白精)의 임금이다. 북방의 흑제는 전욱씨(顓頊氏)로서 겨울을 주관하니 흑정(黑精)의 임금이다. 『역(易)』에서 이르기를 '제(帝)가 진(震)에서 나온다'고 하였으니, 이는 대개 인제(人帝)의 시작이 복희(伏羲)에서 비롯됨이다. 오행의 차례는 목을 앞으로 삼고, 사시가 서로 바뀜은 봄을 머리로 삼으므로 포희가 오제의 앞이 된다. 또 여러 사서에서는 소호·전욱·고신(高辛)·당(唐)·우(虞)를 오제라 하였으니, 이는 대개 순(舜) 이전에 오행이 서로 이어 제가 된 것이다. 『역경』은 위로 복희를 취하고 아래로 우순(虞舜)에 이르되 중간의 세 제를 말하지 않았으니, 그들이 [앞 제도를] 이어 닦기만 하고 새로 만든 바가 없어서이다. 무엇으로 말할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논하지 않은 것이다. 태호제 포희는 성이 풍(風)이다. 어머니 화서(華胥)가 거인의 발자국을 밟고 성기(成紀)에서 낳았다. 뱀의 몸에 사람의 머리였으며, 목덕으로 천하에 왕이 되어 백왕의 앞이 되었다. 『역』에서 이르기를 '제가 진에서 나온다'고 하였으니, 진은 목이고 동방이며 봄을 주관하고 해의 밝음을 본뜨므로 태호라 한다. 거북의 무늬를 본떠 팔괘를 그리고, 그물을 만들어 사냥하고 고기를 잡았다. 옛날에는 사람과 짐승이 서로 잡아먹어 해가 되는 것이 많았는데, 제가 거미줄을 보고 백성에게 희생(犧牲)을 잡는 법을 가르쳐 부엌[庖廚]을 채우게 하였으므로 포희라 한다. 이를 희황(羲皇)이라 한다. 후세에 음이 잘못 전해져 복희(伏犧)라 하였고, 혹은 복희(宓羲)라고도 한다. 일명 웅황씨(雄皇氏)라고도 한다. 『효경구명결(孝經鉤命決)』에서 이르기를 '복희는 일각(日角)에 주형(珠衡)이며 승(勝)을 썼다'고 하였다. 『예함문가(禮含文嘉)』에서 이르기를 '복희의 덕이 위아래에 두루 미치니, 하늘은 새와 짐승의 무늬로 응하고 땅은 거북 등의 글로 응하였다. 복희가 이를 본떠 팔괘를 지었다'고 하였다. 염제 신농씨는 성이 강(姜)이다. 어머니 임사(任姒)는 이름이 여등(女登)인데, 신룡(神龍)에 감응하여 상양(常年)에서 제를 낳았다. 사람의 몸에 소의 머리였으며, 화로써 목을 이어 남방에 자리하고 여름을 주관하므로 염제라 한다. 쟁기와 보습을 만들어
비로소 백성에게 밭 갈고 농사짓는 법을 가르치고, 풀과 나무를 맛보아 분별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곡식을 먹게 해 희생의 목숨을 대신하게 하였으므로 신농이라 부른다. 일명 괴외씨(魁㠕氏)이며, 이를 농황(農皇)이라 한다. 『예함문가』에서 이르기를 '신농이 농사의 도를 만들고 쟁기와 보습을 이루니, 하늘은 가화로 응하고 땅은 예천을 내었다'고 하였다. 황제 헌원씨는 성이 희(姬)이다. 어머니 부보(附寶)가 큰 번갯불이 북두의 추성(樞星)을 감돌아 교외의 들을 밝게 비추는 것을 보고 감응하여 수구(壽丘)에서 제를 낳았다. 토로써 화를 이어 중앙에 자리하므로 황제라 한다. 오기(五氣)를 다스리고 오제를 설치하였으며, 비로소 옷을 드리우고 배와 수레를 만들며 집을 지었다. 옛날에는 새처럼 둥지에 살고 굴에 거처하였는데, 황제가 이를 바꾸어 위에는 마룻대를 얹고 아래에는 처마를 두어 비바람을 가리게 하였으므로 헌원이라 부른다. 또는 헌원의 언덕에 거처하였으므로 이를 호로 삼았다고도 한다. 일명 제홍씨(帝鴻氏), 혹은 귀장씨(歸藏氏), 혹은 유웅씨(有熊氏)라 한다. 『춘추문요구(春秋文燿鈎)』에서 이르기를 '황제는 용의 얼굴로 천정(天庭)의 법을 얻었다. 중앙의 별자리로서 문창(文昌)의 상을 취하였다'고 하였다. 『예함문가』에서 이르기를 '황제가 병기와 갑옷을 닦고 덕으로써 행하니 황룡이 이르고 봉황이 와서 춤추었다'고 하였다. 소호 금천씨는 희성(姬姓)이고 이름은 지(摯), 자는 청양(青陽)이다. 어머니 여절(女節)이 무지개 같은 큰 별이 화저(華渚)로 흘러내리는 것을 [보고], 꿈에 접하여 마음으로 감응해 제를 낳았다. 금으로써 토를 이었으므로 금천이라 한다. 곧 도참(圖讖)에서 이른바 백제 주선(朱宣)이다. 서방에 자리하고 가을을 주관한다. 금에는 광명이 있고 소음(小陰)의 자리에 거하므로 소호라 한다. 『문요구』에서 이르기를 '제지(帝摯)는 간(干)을 싣고 있으니, 이를 청명(清明)이라 한다. 절기를 펴고 도수를 옮기니, 대개 초요를 본뜬 것이다'라고 하였다. 전욱 고양씨(高陽氏)는 성이 희이다. 어머니 경복(景僕)이 요광(搖光)이 무지개처럼 달을 꿰뚫는 것을 보고 감응하여 약수(若水)에서 제를 낳았다. 수로써 금을 이어 북방에 자리하고 겨울을 주관하므로 전욱이라 부른다. 『문요구』에서 이르기를 '전욱은 줄기를 아울러 위로 달과 삼성(參星)을 본받고, 위엄을 모아 기강을 이루어 음양을 다스렸다'고 하였다. 이 오제는 곧 『예기』에서 오방에 배당한 것이다. 제곡(帝嚳) 고신씨는 희성이다. 나면서부터 신이하여 스스로 그 이름을 준(逡)이라 말하였다. 목으로써 수를 이었으며, 오행으로 관직을 이름하였으므로 고신이라 부른다. 『제왕세기(帝王世紀)』에서 이르기를 '고신은 이가 [통으로 붙어 있었고], 성스러운 덕이 있어 삼신(三辰)을 따를 수 있었다'고 하였다. 제요(帝堯) 도당씨(陶唐氏)는 기성(祁姓)이다. 어머니 경도(慶都)가 낙수 물가에 나갔다가 적룡(赤龍)을 만나 감응하여 잉태한 지 14개월 만에 단릉(丹陵)에서 제를 낳았다. 이름은 방훈(放勛)이다. 화로써 목을 이었다. 그 형 제지가 그를 당(唐)에 봉하였으므로 도당씨라 부른다. 『문요구』에서 이르기를 '요는 눈썹이 여덟 빛깔이니 이를 통명(通明)이라 한다. 해와 달을 역상(厤象)하고 제도를 펴서 공을 상고하였다'고 하였다. 『예함문가』에서 이르기를 '요는 [덕이] 사방 끝까지 널리 입혀져 거북과 곰[龜能]을 이르게 하였다'고 하였다. 제순(帝舜) 유우씨(有虞氏)는 성이 요(姚)이다. 어머니 악등(握登)이 큰 무지개를 보고 마음으로 감응하여 요허(姚墟)에서 제를 낳았다. 이름은 중화(重華)이고 자는 도군(都君)이다. 눈에 겹눈동자가 있으므로 중화라 이름하였다. 토로써 화를 이었다. 요가 그를 우(虞)에 봉하였으므로 유우씨라 부른다. 다섯 빛깔의 복식을 마련하였다. 『문요구』에서 이르기를 '순은 겹눈동자이니 이를 양(諒)이라 한다. 위로 섭제에 응하여 삼광(三光)을 통괄하였다'고 하였다. 『예함문가』에서 이르기를
'순이 자신을 덜어 백성을 편안히 하니, 새와 짐승이 창창(鶬鶬)히 [춤추고] 봉황이 와서 춤추게 되었다'고 하였다. 이 세 제에 소호·전욱을 아울러 함께 오제로 삼는다. 『사기(史記)』는 복희·여와(女媧)·신농을 삼황으로 삼고 황제 이하를 오제로 삼았다. 『제왕세기』는 희황·신농·황제를 삼황으로 삼고 소호 이하를 오제로 삼았다. 이제 『예기』를 살펴보면, 교사(郊祀)에 오덕(五德)을 배향하여 복희에서 전욱까지를 오제로 삼았으니, 이것이 그 바른 자리이다. 그러한 까닭은, 『역』에서 '제가 진에서 나온다'고 일컬었으니 대개 오덕의 머리이기 때문이다. 차례로 행하여 전욱에 이르면 오덕의 수가 끝난다. 만약 소호를 머리로 삼으면 금은 오덕의 앞이 아니다. 만약 황제를 머리로 삼으면 토는 중앙에 거하여 본래 처음을 여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목을 따라 앞으로 삼아 복희를 오덕의 머리로 삼으니, 『역』의 말이 옳다. 제곡 이하는 모두 행(行)의 차례로 서로 이은 것이다. 상제는 다섯이 있으나, 영위앙 등의 성씨와 사적, 그리고 복희는 연대가 오래되어 전적이 유실되었으므로 갖추어 풀이할 수 없다. 그러나 오덕이 서로 잇는 것은 하늘의 밝은 명을 받는 것을 이르니, 반드시 미리 부서(符瑞)가 있어 회창(會昌)을 밝힌다. 천명에 응하는 군주는 모두 태미궁 오제의 정기를 받아 세상에 태어나니, 반드시 먼저 징조가 있어 그 싹과 조짐을 보인다. 목이 왕성하면 창제(蒼帝)의 아들이고, 화가 왕성하면 적제의 아들이며, 토가 왕성하면 황제의 아들이고, 금이 왕성하면 백제의 아들이며, 수가 왕성하면 흑제의 아들이다. 그러므로 『녹도』에서 이르기를 '동방 창제는 체가 창룡이 되니, 그 사람은 머리와 얼굴이 길고 큰 뿔이 있으며 뼈가 솟고 눈썹이 [있으며] 등이 풍만하고 넓다. 금을 따르고 화에 전해 준다. 남방 적제는 체가 주조(朱鳥)가 되니, 그 사람은 머리가 뾰족하고 얼굴이 둥글며 턱이 모나고 눈을 크게 뜨며, 위가 작고 아래가 넓으며 수염이 가슴에 드리운다. 수를 따르고 토에 전해 준다. 중앙 황제는 체가 헌원이 되니, 그 사람은 얼굴이 모나고 이마가 넓으며 턱이 뾰족하고 입술이 느슨하며 등이 풍만하고 두텁다. 목을 따르고 금에 전해 준다. 서방 백제는 체가 백호가 되니, 그 사람은 이마가 모나고 얼굴이 곧으며 입이 뾰족하고 코가 크며 뿔이 작다. 화를 따르고 수에 전해 준다. 북방 흑제는 체가 현무가 되니, 그 사람은 얼굴이 좁고 머리가 뾰족하며 눈이 깊고 귀가 두터우며 배가 처지고 깃이 뒤집혔다. 토를 따르고 목에 전해 준다'고 하였다. 이는 모두 오행의 부서를 본뜬 것으로, 그 행의 차례에 따라 서로 전해 준 것이다. 『감정부(感精符)』에서 이르기를 '창제는 멀리서 바라보면 넓고, 가까이서 보면 크다. 적제는 멀리서 바라보면 불이 활활 타오르는 듯하고, 가까이서 보면 위가 뾰족하다. 황제는 멀리서 바라보면 작고, 가까이서 보면 크며 넓고 두텁고 반듯하게 모났다. 백제는 멀리서 바라보면 밝고, 가까이서 보면 무성하다. 흑제는 멀리서 바라보면 크고, 가까이서 보면 어리다'고 하였다. 『원명포(元命苞)』에서 이르기를 '창정이 용사하면 세성(歲星)을 본뜨고, 적정이 용사하면 형혹(熒惑)을 본뜨며, 황정이 용사하면 진성(鎮星)을 본뜨고, 백정이 용사하면 태백(太白)을 본뜨며, 흑정이 용사하면 진성(辰星)을 본뜬다'고 하였다. 이는 모두 오덕이 오행에 의지하여 모자(母子)로 서로 전하는 것이다. 그 차례가 아닌 것은 반드시 극(剋)하여 대신하되 끝을 맺지 못한다. 진(秦)은 금덕으로 주(周)를 대신하였으나 2세 만에 망하였다. 한(漢)은 화행(火行)으로 주를 잇고, 진의 거짓 금[덕]을 대신하였다.
그러므로 그 국운[祚]이 길고 멀다. 만약 그 [오행의] 차례를 따른 자라면 부서(符瑞)가 있다. 『춘추원명포(春秋元命苞)』에서 이르기를, 요(堯)는 화(火)의 정기이므로 경도(慶都)가 붉은 용에 감응하여 [그를] 낳았다고 하였다. 한(漢)은 공자(孔子)가 기린을 잡고 도서(圖書)를 얻은 일로써 이르기를, 희씨(姬氏)의 주(周)가 망하고 화(火)가 빛나며 유씨(劉氏)가 일어나니 황제는 묘금(卯金)이라 하였다. 그러므로 고조(高祖)가 흰 뱀을 베자 신모(神母)가 울며 '적제(赤帝)의 아들이 나의 백제(白帝)의 아들을 죽였다'고 하였다. 광무제(光武帝)는 적복부(赤伏符)에 감응하여 중흥하였다. 이것은 모두 화덕(火德)의 징험이다. 나머지 네 행(行)이 감응한 것도 예가 모두 이와 같다. 지난 시대 제왕들의 부서는 하나가 아니어서 다 서술할 수 없다. 이제 오제(五帝)를 오행에 배당한 것을 대략 이와 같이 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