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의 꼬리를 밟아도 사람을 물지 않으니, 형(亨)하다. 초구(初九): 소박하게 밟아 나가니, 가면 무구(无咎)하다. 구이(九二): 밟는 길이 평탄하니, 숨어 사는 이가 정(貞)하면 길(吉)하다. 육삼(六三): 애꾸눈이 볼 수 있다 하고 절름발이가 걸을 수 있다 하여 범의 꼬리를 밟으니, 사람을 물어 흉(凶)하다. 무인(武人)이 대군(大君) 노릇을 한다. 구사(九四): 범의 꼬리를 밟으나 두려워하고 조심하니 마침내 길하다. 구오(九五): 결단하여 밟으니, 정하여도 위태롭다. 상구(上九): 밟아 온 것을 보고 상서로움을 살피니, 두루 돌아보면 크게 길하다[원길(元吉)]. 단전(彖傳)에 이르기를: 이(履)는 유(柔)가 강(剛)을 밟는 것이다. 기뻐하며 건(乾)에 응하니, 이 때문에 범의 꼬리를 밟아도 사람을 물지 않아 형통하고 정함이 이롭다. 강이 중정(中正)하여 제왕의 자리를 밟되 흠이 없으니 광명하다.
상전(象傳)에 이르기를: 위는 하늘이고 아래는 못인 것이 이(履)이니, 군자는 이를 본받아 위아래를 분별하고 백성의 뜻을 안정시킨다. 소박하게 밟아 나간다는 것은 홀로 원하는 바를 행하는 것이다. 숨어 사는 이가 정하면 길하다는 것은 중(中)에 있어 스스로 어지럽히지 않기 때문이다. 애꾸눈이 볼 수 있다 함은 밝게 보기에 부족한 것이다. 절름발이가 걸을 수 있다 함은 함께 가기에 부족한 것이다. 사람을 무는 흉함은 자리가 마땅하지 않기 때문이다. 무인이 대군 노릇을 한다는 것은 뜻만 굳센 것이다. 두려워하고 조심하니 마침내 길하다는 것은 뜻이 행해지는 것이다. 결단하여 밟으니 정하여도 위태롭다는 것은 자리가 정당하기 때문이다. 크게 길함이 위에 있으니 크게 경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