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자(八字)에 이미 용신(用神)이 있으면 반드시 격국(格局)이 있고, 격국(格局)이 있으면 반드시 높고 낮음이 있다. 재(財)·관(官)·인(印)·식(食)·살(煞)·상(傷)·겁(劫)·인(刃) 가운데 어느 격(格)인들 귀함이 없겠으며, 어느 격(格)인들 천함이 없겠는가? 지극히 귀한 것에서 지극히 천한 것에 이르기까지 만 가지가 고르지 않고 그 변화가 천 가지 모양이니, 어찌 말로 전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그 이치의 큰 줄기는 역시 유정(有情)·무정(無情)과 유력(有力)·무력(無力) 사이에 있을 뿐이다. 예컨대 정관(正官)이 인수(印綬)를 차는 것[官佩印]은 재성(財星)이 투간(透干)한 것만 못하지만, 사주(四柱)에 상관(傷官)을 띠면 도리어 인수(印綬)를 차는 것을 높인다. 그러므로 갑(甲)이 유(酉)의 정관(正官)을 쓰는데 정(丁)이 투간(透干)하고 임(壬)이 합하면, 이를 합상존관(合傷存官, 상관을 합하여 정관을 보존함)이라 하여 마침내 귀격(貴格)을 이루니, 유정(有情)하기 때문이다. 재성(財星)은 비겁(比劫)을 꺼리지만 [비겁이] 칠살(七殺)과 합을 이루면 겁재(劫財)가 도리어 용(用)이 된다. 그러므로 갑(甲)이 진월(辰月)에 태어나 무(戊)가 투간(透干)하여 격(格)을 이루었는데, 을(乙)을 만나 겁재(劫財)가 되고 경(庚)을 만나 칠살(七殺)이 되면, 둘이 서로 합하여 모두 그 쓰임을 얻으니 마침내 귀격(貴格)을 이루는데, 이 또한 유정(有情)하기 때문이다. 일간[身]이 강하고 칠살(七殺)이 드러났는데 식신(食神)이 또 왕한 경우로, 예컨대 을(乙)이 유월(酉月)에 태어나 신금(辛金)이 투간(透干)하고 정화(丁火)가 강하며 가을 나무[秋木]가 성하면 세 가지가 모두 갖추어진 것이니 최상의 귀(貴)인데, 유력(有力)하기 때문이다. 정관(正官)이 강하고 재성(財星)이 투간(透干)하며 일간[身]이 녹(祿)·양인(陽刃)을 만난 경우로, 예컨대 병(丙)이 자월(子月)에 태어나 계수(癸水)가 투간(透干)하고 경금(庚金)이 드러났으며 인(寅)·오(午)에 앉았으면 세 가지가 모두 고르니 마침내 대귀(大貴)를 이루는데, 이 또한 유력(有力)하기 때문이다. 또 유정(有情)하면서 유력(有力)을 겸한 것과, 유력(有力)하면서 유정(有情)을 겸한 것이 있다. 예컨대 갑(甲)이 유(酉)의 정관(正官)을 쓰는데 임(壬)이 정(丁)을 합하여 정관(正官)을 맑게 하고, 임수(壬水)의 뿌리가 깊다면, 이는 유정(有情)하면서 유력(有力)을 겸한 것이다. 을(乙)이 유(酉)의 칠살(七殺)을 쓰는데 신(辛)이 정(丁)의 제압을 받고, 신(辛)의 녹(祿)이 곧 정(丁)의 장생(長生)이어서 함께 월령(月令)에 뿌리를 두었다면, 이는 유력(有力)하면서 유정(有情)을 겸한 것이다. 이들은 모두 격(格) 가운데 가장 높은 것이다. 예컨대 갑(甲)이 유(酉)의 정관(正官)을 쓰는데 정(丁)이 투간(透干)하고 계(癸)를 만나면, 계(癸)가 [정(丁)을] 극하는 것은 임(壬)이 합하는 것만 못하니, 이는 유정(有情)하나 정(情)이 지극하지는 않은 것이다. 을(乙)이 유(酉)의 칠살(七殺)을 만나 정(丁)이 투간(透干)하여 제압하는데, 혹 칠살(七殺)이 강하고 정(丁)이 조금 약하거나, 정(丁)이 왕하고 칠살(七殺)이 드세지 않거나, 또는 신(辛)·정(丁)이 함께 왕한데 을(乙)의 뿌리가 그다지 깊지 않다면, 이는 유력(有力)하나 힘이 온전하지는 않은 것이니, 격(格)이 높되 그 다음 가는 것이다. 인수(印綬)가 칠살(七殺)을 쓰는 것으로 말하면 본래 귀격(貴格)이지만, 일간[身]이 강하고 인수(印綬)가 왕한데 칠살(七殺)이 투간(透干)하면 외롭고 가난하다. 대개 일간[身]이 왕하면 인수(印綬)가 생해 줄 수고가 필요 없고, 인수(印綬)가 왕하면 어찌 칠살(七殺)의 도움을 수고롭게 하겠는가? 치우치고 또 치우쳤으니, 무정(無情)하기 때문이다. 상관(傷官)이 인수(印綬)를 차면[傷官佩印] 본래 수려하고 귀하지만, 일주[身主]가 매우 왕하고 상관(傷官)이 매우 얕으며 인수(印綬)가 또 지나치게 무거우면 귀하지도 수려하지도 않다. 대개 일간[身]을 도우려 해도 일간[身]이 이미 강하고, 상관(傷官)을 제압하려 해도 상관(傷官)이 얕으니, 이 무거운 인수(印綬)가 무슨 쓸모가 있겠는가? 이 또한 무정(無情)한 것이다. 또 예컨대 칠살(七殺)이 강하고 식신(食神)이 왕한데 일간[身]에 뿌리가 없거나, 일간[身]이 강하고 비견(比肩)이 무거운데 재성(財星)에 기운이 없으면, 요절하거나 가난하니 무력(無力)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모두 격(格)이 낮아 쓸모없는 것이다. 그러나 그 가운데 높고 낮은 까닭은 변화가 매우 미묘하여, 혹은 한 글자가 천 균(鈞)의 힘을 지니고, 혹은 반 글자가 전국(全局)의 아름다움을 무너뜨리니, 때에 따라 이치를 살펴야 하며 미리 헤아려 논하기 어렵다. 이는 다만 대략일 뿐이다.